2008년 08월 20일
양극화



위의 만평이 슬프게 느껴지는 건, 현재의 극단화한 현실은 수정과 현실적 타협안의 방법론이 아닌
힘없는 약자의 집단이 평형구도를 뒤집어 버리는 이른바 '혁명적 전복'으로 밖에 전진할 방안이 없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현실에 대한 희화화 정도로는 도저히 저 날카로운 촌평을 언급할 수가 없다.
어쩌면, 배움이 높고 의식있는 청년들이 사회주의에 빠져드는 일은 일견 당연해보인다.
이성이 있는 각자의 존재들이 '개체 그대로' 집단을 형성하게 된다면 절대 부족함이 없을
완벽한 이상향을 제공해주는 사회. 그것의 기틀을 사회주의라는 메커니즘이 제공해줄 수 있기에.
유감스럽게도 개체의 집단이 의미하는 바는 다수의 개체가 아닌 하나의 집단이었고,
다원성 혹은 관념 및 거대권력의 해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구조주의의 모순은
현존하는 대부분의 사회주의를 기반으로 한 사회를 독재체제로 형성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사회주의 = 억압적 독재 라는 일견 모순된 등가관계를 공격적으로 인식시키는 데 기여했고,
덕분에 사회주의는 이론 속에서나 존재할 수 있는 이상적 커뮤니티의 메커니즘으로 전락했다.
(실제 독재화 형성에는 이 외의 여러가지 원인이 존재하겠지만, 지금은 이정도가 말하고 싶은 것일 뿐)
그로 인해 현재는 포스트구조주의 내에서 맑스주의를 재해석하려는 노력이 빈번해지고 있기도 하다.
이런 류의 텍스트와 언어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저 불순한 '친북좌빨'에 지나지 않는다.
(저 소재를 바탕으로 한 지인들의 농담은, 실제로 그렇게 보일 소지가 충분하다는 것에 대한 방증일뿐.)
좌빨은 모르겠다만, 친북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우선 반대하고 나서 생각을 전개해볼 일이다.
흔히 사회/공산주의는 독재억압정권의 기반이념이라는 정체불명의 등가관계를 많은 이들이 오해하고 있는데
실제 독재정권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전체주의, 나아가 파쇼주의는 사회주의가 가장 부정하는 사상 중 하나이며,
그들의 오해에 의한 등가관계가 사실이라면 우리 근대사의 지난 몇십여년은 공산국가라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원인과 행위에 있어 닭과 달걀의 관계만큼이나 모호한 일이겠지만, 이러한 오해에 기반한 모순적 등가관계는
흔히 레드 컴플렉스로 대변되는 메카시즘의 정당화를 바탕으로, 친북세력에 대한 강력한 규탄으로 친일세력에
대한 숙청 및 심판의 중요성을 희석시키는 의도와 긴밀하게 맞물려있다.
물론 그 중심에는, 국내에서 재임기간이 가장 길었던 두 대통령의 몫이 있겠다.
(따라서, 5.16은 볼셰비키 혁명이고 경제정책은 스탈린의 5개년개발계획이라 하는 건 어쩌면 굉장한
비유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진정한 의미에서의 개소리다. ㄲㄲㄲ)
# by | 2008/08/20 07:17 | 문명 | 트랙백 | 덧글(0)





